'최선을 다하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말을 한국인은 입에 달고 산다. 의미는 해볼만큼 해보겠는데, 장담은 못하겠소. 라는 의미일 것이고, 자기에겐 '해볼 만큼 해보자. 안되면 어쩔 수 없고'라는 마음가짐이다. 이거랑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다가오는 것이 '1등을 노려보자'이다. 1등을 노리고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가 없다. 겉으로 드러나는, 보이는 행동은 '최선을 다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대신에 마음가짐은 다르다. '정말 함 해보자.'이다.
25인이 모이는 와우 공대에서 항상 요구하는 것은 '최선을 다해주세요'이다. 자기의 역할만 '최선'을 다 해 준다면, 점점 고난이도로 나아가는 특성 상 이전을 성공한 경우 다음의 단계가 정복 불가능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최선을 다한다는 공대원들의 마음가짐은 항상 일부 인원을 빼고는 '적당히 할 수 있는 만큼'이다. 나머지 일부 인원에게 '할 수 있는 모든 것'이며, 이들이 보는 것은 '1등'이다.
게임 상, 각자 다른 Class와 특성을 지닌 사람들에게 등수를 어떻게 메길 수 있느냐. 와우는 다양한 그들을 3개의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탱커/힐러/딜러. 탱커는 사실 보이는 등수가 없다. 탱커에겐 단 성공과 실패만이 있다. 성공하면 탱키의 성공으로 무난한 공략이 실패하면 '전멸'이다. 굳이 순위가 있다면, 탱커들에겐 '공대의 순위'가 곧 그들의 순위일 것이다. 힐러와 딜러는 쉽다. '미터기'의 존재 때문이다. 미터기는 게임상의 캐릭별 힐링양/딜링양을 수치를 모아서 data화하고, 높은 순서대로 나열한다. 이를 통해서 자기의 등수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미터기가 딜러들을 힐러들을 자극한다. 당신은 몇 등이요!
우리 공대에 도적 'ㅎ'가 있다. 그는 특별한 어떤 네임드를 제외하곤 항상 1등이다. '도적'이기 때문에 1등일 수 밖에 없다고 많이 그러려니 하고 한다. 허나 같은 도적들도 그 도적 'ㅎ'를 못 따라 간다는 것이다. 템 수준이 저 도적 'ㅎ'가 특별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템 수준은 여타 도적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 다른 직업은 'ㅎ'에게 1등 자리를 항상 넘겨주는 것이 당연한 것인가? 그렇다고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고 외치는 이들도 있다는 것이다. 'ㅎ'가 1등인 것에 고마워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ㅎ'가 항상 1등인 것을 보지 못하고 나라고 못할 쏘냐고 덤비는 사람들이 있다. 전자는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며, 후자는 '1등'을 노리는 사람들이다.
암흑사제로 내가 처음 공대에 들어왔을때 가장 먼저 눈에 띈 사람은 'ㅎ'였다. 미터기에 독보적인 1등이기 때문이다. 2등과의 차이는 20%를 두고 있었다. 그런 'ㅎ'로 인하여, 제일 먼저 딜 수위에서 치고올라가는 것은 다른 도적들이었다. 그들은 같은 도적, 같은 '템'임에도 불구하고 진다는 것에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 다음이 흑마법사 클래스 장인 'ㄴ'. 그리고 법사 클래스장인 'ㅂ'. 흑마 'ㄴ'로 인해서, 모든 흑마들의 미터기 순위가 급상승 하였다. 'ㅂ'로 인해서, 법사들의 데미지가 다시 급상승 하였다. 이제는 미터기에서 'ㅎ','ㄴ'과 'ㅂ'이 1위를 다투며, 그 밑으로 큰 차이가 없이 몇몇 딜러들이 1등 그룹에 속한다. 이런 경향이 나타날 때부터, 공대장이 매공략마다 '딜을 올려주세요'라는 외침은 사라졌다.
나의 암흑 사제 캐릭 'ㄹ'이 처음 현재의 와우 공대에 들어갈 때, 'ㄹ'은 부캐였던 만큼, 만렙을 달고, 인던 파밍도 종결되지 않은, 퀘템, 인던 파템과 녹템, 그야말로 천민템만을 갖춘 상황이었다. 와이프의 성기사 'ㅅ'은 메인 캐릭인 만큼 몇 개를 빼곤 카라잔 파밍 수준이었다. 같이 공대에 들어가기 위해서, 'ㄹ'은 기급 자금 수혈을 통해서, 일부 장비를 업그레이드 하였다. 그리고 처음 레이드에 투입. 그날의 데미지 미터기는 처참했다. 15명의 딜러중에 12위~15위를 오고 갔다. 그 순간에 최선을 다했다고 난 자부한다. 내가 가진 템, 내가 가진 모든 지식을 다 부었다. 허나 그것으로는 '의미가 없었다.' 그 주의 레이드가 끝나고, 남은 한주 동안, 암흑 사제 게시판을 유심히 살펴보았고, 나의 문제점을 찾았고, 1주일 밖에 없지만, 템을 조금이라도 업그레이드 할려고 노력하였다. 레이드 때는 미터기의 순위를 5위까지만 보이도록 만들었다. 암흑 사제는 '마나 배터리'의 서포팅 역할이 있기는 하다. 허나, 분명한 것은 암흑 사제는 '딜러'라는 것이며, '딜러'로서 자기 역할을 못한다면, 존재 자체를 흔들리게 하는 것이다. 3주 동안 템과 지식을 늘릴려고 최선을 다하고, 딜링 중엔 조금이라도 더 하기 위해 극도로 집중하고, 조금이라도 더 높이기 위해서, 서포팅 능력이 있는 파티 구성을 요청하곤 했다. 결과 약 1달이 지났을 때, 어느 새, 2위~5위에서 머무는 상위 딜러로서 자리 잡았다. 당시 나의 목표는 미터기에서 보이는 '1등' 'ㅎ'였다.
30년을 살아온 현재의 난,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는 자'의 답을 예상하고 있다.
'1등을 하고자 하는 자'가 1등을 반드시 이룰 수는 없다. 허나, 1등을 하려는 마음이 하나도 없는 자가 1등을 하는 것을 나는 보지 못했다.
P.S. 솔직히 지금은 1위 경쟁이 너무 심해서 도적 'ㅎ', 흑마 'ㄴ'과 화법 'ㅂ'의 데미지가 대단하여 1등은 반쯤 포기한 상태다. 그래서 사실 템을 조금만 신경쓰면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머 이정도면 괜찮지','쉽게 지지는 않겠다.'는 마음에 현재 상황에 멈춰있다. 그 차이로 현재는 4위 ~ 7위 수준으로 떨어졌다. 내 템도 계속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짐에도 불구하고 말이다.